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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2020.7.8)--정부, 페트병 분리수거에 1만명 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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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14회 작성일 20-07-0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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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로 새 플라스틱이 더 싸… 페트병 분리배출제도 유명무실

"투명한 페트병은 따로 버려야 해요? 처음 듣는 얘긴데…."

지난 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만난 50대 주부 이모씨는 이 아파트가 '투명 폐(廢)페트병 분리배출제' 시범 아파트로 지정된 것도 모른다고 했다.
환경부는 페트병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 2월부터 서울, 부산, 김해, 천안, 제주, 서귀포 등 6곳에서 생수병 등 색깔이 없는 투명한 페트병을 따로 모아 버리는
 '투명 폐페트병 분리배출제'를 시범 도입했다.

서울시의 경우 전체 아파트의 절반쯤이 시범 대상이지만, 이날 취재진이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10여 곳을 돌아본 결과, 주민은 물론 아파트 관계자들도 대부분이
모르고 있거나 알고 있어도 제대로 시행하지 않고 있었다.

투명 폐페트병을 따로 배출하는 아파트는 1곳뿐이었다. 페트병 라벨이나 뚜껑이 그대로 붙어 있거나, 병 자체에 색깔이 있으면 재활용이 어렵다.
게다가 최근 폐기물 수거업체들이 폐플라스틱 수거를 거부하겠다고 나서는 등 문제가 끊이지 않아 정부가 분리수거를 강화한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겉돌고 있다.

환경부는 여기에 더해 하반기에는 페트병에서 라벨을 떼고, 세척할 사람들을 대규모로 채용하겠다는 정책을 내놨다.
 '자원관리사'라는 이름을 붙여서 1만명을 고용하기로 했다.
이들의 인건비 422억원이 최근 확정된 3차 추경에 포함됐다.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 국민 사이에서도 "세금으로 분리수거 알바 일자리를 만든다고 해결될 일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수거업체 "폐플라스틱 처리 안 하겠다"

폐플라스틱과 폐비닐 처리 문제는 발등의 불이다. 충북 청주시의 폐기물 수거업체 10곳은 최근 "오는 9월부터 폐기물 수거를 거부하겠다"고 했다.
업체들은 지난달 경영 악화 등을 이유로 경제성이 떨어지는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을 청주시가 직접 수거하라고 요구했다
 폐지와 고철 등만 수거하겠다는 것이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폐기물 수거를 아예 중단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환경부와 청주시는 "실제로 수거 거부 상황이 발생하면 과태료 부과, 폐기물 처리 금지 등 행정 처분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했다.
한 폐기물 수거업체 관계자는 "정부는 수거업자들이 떼를 쓴다고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폐플라스틱과 비닐을 수거해도
수익이 전혀 안 남는다"면서 "민간 업체들이 못 하겠다고 드러누워 버리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했다.

◇추락하는 폐플라스틱 가격이 원인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배달이 늘면서 가정에서 배출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더 늘어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저유가로 석유에서 갓 뽑아낸 새 플라스틱 가격은 낮아져 폐플라스틱은 넘치고, 이를 재활용하겠다는 곳은 없으니
수거업체 창고에 쌓여가고 있는 형편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일본에서 나오는 순도 높은 폐플라스틱의 가격이 1㎏당 780원인데,
새 플라스틱은 1㎏당 700원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겠다는 기업이 줄고, 수거업체들의 경영난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 대책 근시안적이다"

환경부는 폐지·플라스틱 수입 제한 조치, 플라스틱 재생 원료 공공 비축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업체들은 "서울에서만 하루에 나오는 생활 폐기물이 9000t이 넘는데, 정부가 사들인 폐플라스틱 플레이크는 6000t가량에 불과하다"며 "언 발에 오줌 누기"라고 비판했다.
 '투명 폐페트병 분리배출제'도 지난 2월부터 5개월이 넘게 시범 실시하는데 성과가 미미하다.
정부는 당초 이번 달부터 전국적으로 투명 폐페트병 분리배출제를 전면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올해 12월 이후로 일정을 미뤘다.

박상우 충남도립대 환경보건학과 교수(저탄소자원순환연구소장)는 "단발성으로 분리수거 도우미를 채용할 게 아니라 지자체가 분리 배출에 책임을
지는 등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생산 단계에서부터 재생 원료 사용량을 늘리고, 폐기물 배출량은 줄이는 등 전체 시스템을 손보는 근본적인 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했다.

☞투명 폐페트병 분리배출제

투명한 페트병의 라벨과 뚜껑을 제거한 후 따로 모아 배출하는 제도다. 재활용하기 쉬운 투명 페트병과 재활용이 어려운 유색 페트병, 라벨 등을 분리하기 위한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08/202007080018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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