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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2020.2.10)-제대로 분리 안하면 수거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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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90회 작성일 20-02-1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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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분리 안하면 수거 중단"… 폐지 대란 벌어지나

조선일보 김효인 기자
 



서울 폐기물 수거 업체들 市에 공문

"비닐·은박지·스티로폼 등 섞여 오염된 폐지로는 돈벌이 안돼"
한국 폐지 수출 66% 급감 속에 질 좋은 폐지 수입 늘어 가격 뚝
정부, 뾰족한 수 없이 "대책 고민"
 
지난 6일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600세대) 분리수거 쓰레기장에는 '박스를 접어주세요'
 '박스 외 종이류·코팅지·은박지·비닐은 폐기물입니다' 등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 아파트 관리소장은 "재활용 폐기물 수거 업체로부터 박스와 박스 외의 종류로 구분해서 분리하지 않을 경우 폐지류는 수거하지 않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혹시라도 수거해 가지 않으면 곤란하니 입주자들에게 분리수거에 좀 더 신경을 쓰시라고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폐지에 섞여 들어온 폐비닐·스티로폼 - 지난 5일 세종시에 있는 한 폐지 압축 업체에서 관계자가 폐지 사이에 섞여 들어온 폐비닐, 컵라면용 스티로폼 용기 등
불순물을 들어 보이고 있다.
플라스틱·비닐, 스티로폼 등은 폐지 재활용률을 떨어트려 폐지 가격 하락의 원인이 된다.

서울 아파트 60%(120만 가구)의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하는 '공동주택 재활용가능자원 수집·운반협회'가 지난 3일 중국의 폐지 수입 감소,
폐지에 이물질이 포함돼 있어 가격이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폐지 수거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서울시에 전달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중국의 수입 금지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폐기물 수거 업체들이 비닐·플라스틱 등 수거를 한 달 가까이 거부했던
지난 2018년 '쓰레기 대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의 폐지 수출 66% 급감

국내 재활용 수거 업체들은 아파트별로 계약을 맺고 돈을 주고 폐품을 수거해간다.
폐지, 의류 등 돈이 되는 폐품과 함께 플라스틱·비닐·스티로폼 등은 덤으로 수거해가는 식이다.
 그런데 중국이 2018년부터 환경보호를 이유로 재활용 폐지 수입을 줄이면서 가격이 떨어지는 바람에 폐지 수거가 돈이 안 되는 상황이 닥쳤다.
과거에는 골판지 기준으로 ㎏당 100원 안팎을 호가했던 폐지 가격이 올 들어 65원 선으로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폐기물 처리국이었던 중국이 지난 2018년 비닐과 폐플라스틱 등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수거 업체들이 플라스틱과 비닐 수거를 거부하면서 벌어졌던 '쓰레기 대란'이 이번에는 폐지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택배 물량 증가 등으로 국내 골판지(박스) 폐기물 배출량은 늘어나고 있지만, 수출량은 2018년 38만500t에서 2019년 12만8000t으로 1년 만에 66%나 급감했다.

◇폐지에 다른 폐기물들 섞여… 업체들 "경제성 떨어진다"

중국의 수입 축소로 어려운 처지가 된 수거 업체들은 "국산 폐지들이 이물질과 분리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추가적인 분류 등에 비용이
들어 채산성이 떨어진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지난 5일 대전의 한 폐지 압축장에는 550평(1800㎡) 규모의 부지에 건물 1층 높이를 넘나드는 폐지 산(山)들이 서 있었다.
은박지, 노끈, 테이프, 일회용 도시락 용기 등 종이가 아닌 물건이 곳곳에 섞인 상태였다.
이 압축장에서 폐지 원료를 공급받는다는 제지 회사 관계자는 "이곳은 폐지를 압축하기 전에 작업자들이 수작업으로 오염물을 걸러내는데,
이런 분리 시스템을 갖춘 곳이 전국 압축장의 5%에 불과하다"고 했다.
상당수 압축장에서는 별다른 분류 작업 없이 폐지를 단순히 묶어서 제지 업체에 보낸다.

제지 업체 입장에서는 이런 상태의 폐지를 재활용해 만든 종이는 질이 떨어지다 보니 국산보다 외국산을 선호한다.
국내 폐지 수출량은 줄어드는 반면, 수입량(골판지 기준)은 2018년 37만9000t에서 2019년 53만2000t으로 40% 급증했다.
중국 수출길이 막힌 미국·일본 등의 폐지가 우리나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공급은 느는데 수 요는 줄어드니 국내 폐지 가격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환경부는 '폐지 대란'을 걱정하지만, 당장 뾰족한 수가 없다.
우선 분리 배출을 강화하고, 중장기 대책으로 폐기물 수거를 민간 업체 대신 공공 기구를 통해 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 관계자는 "2년 전 겪었던 '쓰레기 대란'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10/202002100022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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